치아교정 F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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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만 같으면, 같은 치료 아닌가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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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정치과에 처음 내원하시면, 교정검사를 받게 됩니다.
[ 2차원 뼈 촬영(Xray) / 3차원 뼈 촬영(CT) / 3차원 얼굴표면 촬영(3D SCAN) / 치열 본 뜨기 / 카메라 사진촬영 등 ]의 검사를 마치고, 
 교정진단 예약을 잡고 귀가합니다.

  교정진단날에는, 검사결과와 상세한 치료계획을 듣게 되지요.
  요즘은 당일 진단을 내려주는 곳도 많이 생겼지만, 원칙은 내원 첫날은 검사만 받고, 다음 진단 약속을 잡아서 검사 결과와 치료계획을 듣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교정치료는, 충치치료처럼 진료대에서 간단히 몇 개 변수만 육안으로 파악하고 그 자리에서 완벽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육안(또는 xray 1-2장)으로 대강 보기에는 A계획으로 수립되는 케이스도, 3차원 CT 등을 찍어서 샅샅이 검사하다보면 뼈 내부의 특이사항, 비대칭, 턱관절질환 등 다른 변수가 드러나 B계획이나 C계획으로 변경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환자분들이 내원 첫날 바로 교정기를 부착하고 교정치료를 시작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치과들도 점점 무리하게 당일 진단을 하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충분한 분석 없이 당일 진단을 내려버리면, 나중에 그 진단에서 수정해야 할 것이 발견되더라도, 이를 환자에게 알려주고 치료계획을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또는 보호자)와의 마찰을 피하기위해(환자들은 의사의 ‘번복’을 매우 싫어합니다. 심지어는 그 번복이 옳은 방향이더라도) 그냥 원래의 ‘내뱉어진’ 잘못된 계획을 그대로 고수해 버리는 병원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교정치료계획은 다양한 종류의 정밀검사를 통해 필요한 모든 정보를 분석하고 변수를 최소화시켜야, 결국 더 나은 의학적/미용적 결과와 더 적은 조직손상으로 종료될 수 있습니다.

  교정치료의 큰 방향은, 의사가 검사결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진단(=치료계획 수립)하느냐에 따라 정해집니다.
  교정과의사마다 검사의 종류/ 검사의 범위/ 검사의 수준도 천차만별이지만, 같은 검사결과를 가지고도 전혀 다른 치료계획을 수립할 정도로, 교정치료는 의사 간 차이가 매우 큰 분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예방접종에 의한 완전한 항체 형성, 감기약에 의한 감기로부터의 완전한 회복, 소화제 처방에 의한 복통의 완전한 해소, 아픈 치통의 완전한 해결처럼, 누가 진료하든지 간에 표준화된 똑같은 결과를 얻는 치료들과는 달리, 교정치료는 (의학적으로나 미용적으로나) ‘상한선이 없는’ 치료로서, 의(교정진료 팀 시스템)간 차이가 넓은 스펙트럼으로 다양하게 나타납니다(미용적 결과도 그렇지만, 특히 교합 결과는 그 수준이 천양지차입니다). 
  교정치료는, 앞서 다른 문항들에서 알아봤듯이, ‘우수한 교합’은 제쳐두고 그냥 ‘정상교합’수준 조차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병원이 많을 정도로, 매우 까다롭고 어려운 치료에 속합니다.
  교정치료를 받은 환자의 상당수가, 겉으로 보기에는 가지런하고 정상교합이 된 것 같지만, 실제 내부(거울로는 환자분 스스로 볼 수 없고, 본을 떠서 모형으로 봐야하는)를 보면 여전히 엉성하거나 오히려 치료전보다 더 악화된 부정교합 상태(과도한 수평피개, 심피개교합, 부적절한 앞니 치축, 구치부 II급 또는 III급 관계, 교두대교두 교합, 반대교합, 교차교합, 변연융기 높이 불일치, 회전 등)가 되어 있습니다.
  일부 환자분들은, 교정치료가 ‘미용적결과는 차이가 좀 있을지 몰라도, 교합결과는 완전히 표준화된(어느 병원에서 하든 일정한 비슷한 수준의 표준화된 교합으로 끝나는) 치료’, ‘마치 레고 블럭이 맞아 들어가듯이, 어느 의사가 하든 딱 들어맞는 똑같은 위치로 끝나는 치료’라고 생각하시는데, 실상은 오히려 정반대로 ‘표준화가 될 수가 없고, 의사간 차이가 마치 수공예품들 간의 차이처럼 가장 큰 치료’입니다. 

  그런데 다수의 환자분들은, 진단날 들은 치료계획이 같으면, 최종 치료결과도 같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A병원과 B병원에서 검사&진단을 받은 경우, A의사와 B의사가 들려준 치료계획이 서로 같으면,  A, B 어디에서 치료를 받든 치료결과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진단날 들려준 치료계획이 같으면, 이제는 진료외적인 사항(비용, 위치 등)만 고려하여 병원을 결정하면 된다고 생각하지요.
  그러나 문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데에 있습니다.

  일단, 교정과의사가 환자에게 치료계획이라고 설명하는 사항들은, 다음과 같은 내용들입니다.
  [5번치아를 발치한다 / 4번치아를 발치한다 / 비발치로 뒤로 민다 / 윗니만 발치한다 / 비발치로 좌-우 확장한다 / 스크류를 심고 치아를 뒤로 민다 / 스크류를 심고 치아를 앞으로 당긴다 / MARPE를 쓴다 / 아래턱뼈를 더 나오게 한다 / 얼굴 길이를 줄인다 / 잇몸을 덜 보이게 한다 / 너무 내려온 앞니를 2mm 끌어올린다 등등].
그러나 이 내용들은, 실제 교정치료결과를 구성하는 수많은 상세 요소들 가운데 하나의 줄기일 뿐입니다. 환자분이 진단날 들으신 계획은 전체계획의 일부이자 rough한 큰 방향을 보여주는 것 뿐이기에, 이것만으로는 치료결과가 한가지로 귀결되지 않습니다. 즉, 진단날 들려준 말이 같아도, 치료결과는 여전히 여러가지로 나뉘어진다는 것입니다(줄기 하나가 같다고, 같은 나무가 아니듯). 일부 환자분들은 ‘앞니를 5mm 들여넣는다’라는 말만 들으면 교정치료에 대해 모든 것을 다 들었다고 생각하시는데, ‘앞니 위치’말고도 정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왜, 교정과의사는, 전체 모든 계획을 다 말해주지 않고 일부만 말해주는걸까요?
  전체치료계획에서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만 발췌해서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인이 이해할 수 없는 나머지 부분들은, 의사가 기억해두거나(또는 기억할 필요가 없는, 평소 해당의사 고유의 치료방식이거나) 상세계획에 기록해두기만 하고, 환자에게 설명으로 나오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일반인이 이해할 수 없는 전문적인 내용인데다, 이런 내용들까지 다 하나하나 설명하려면 그 병원은 하루종일 환자 1분만 봐야하기 때문입니다(그 정도로 교정치료는 치료계획 수립시 결정해야 할 사항들이 많음).

  앞서 어떤 환자분들이 ‘앞니 위치’에 집착하고 그것이 교정치료의 전부인줄 아신다고 했던 것 처럼, 또 어떤 환자분들은, 치료계획 가운데 ‘발치 종류’에 굉장히 집착하고 발치종류만 같으면 똑같은 교정치료라고 믿고 계십니다..
 마치 발치 종류가 교정의 전부이고, 발치 종류만 같으면 결국 같은 교정치료인 것처럼 생각하시지요. 그래서 발치 종류만 똑같이 B치과에 전달하면, 거기서도 A치과와 똑같은 치료결과가 나올 것이라 기대하십니다.
  그러나 발치 종류나 그에 따른 앞니의 전-후방 위치가 교정치료의 전부가 아니라, 그 밖에도 앞니의 높이, 앞니의 각도, 위•아래 앞니의 깊이, 위•아래앞니의 대합점, 위•아래 앞니의 size부조화의 해결방식 등 여전히 결정되어야 할 수많은 사항들이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발치 종류가 같으면 앞니의 전-후방 위치도 같을 것이라 믿는 분들도 계신데, 안타깝게도 똑같은 발치를 한 케이스에서도, 치료 중에 어떠한 역학을 어떠한 방식으로 적용하는지에 따라 앞니의 전-후방 위치는 판이하게 달라집니다. 게다가 현대교정치료에서는 발치종류의 비중이 더 떨어져서, 오히려 발치를 해도 비발치치료보다 앞니가 더 전방으로 나오는 경우나, 비발치를 해도 오히려 발치치료보다 앞니가 더 후방으로 들어가는 경우, 5번발치를 하더라도 4번발치 보다 앞니가 더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즉, 이제 발치종류는 그 어떤 항목도 하나의 결과로 귀결시키지 못하는, 즉 치료결과를 1가지로 예측할 수 없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몇번치아를 발치할지 그 진단은, 단지 목표 앞니위치와만 연동되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많은 변수들의 통합분석에 따라 결정됩니다. 옆치아 간 잇몸구조/ 삐뚠 치아의 위치/ 발치 대상 치아의 예후/ 잔존 치아의 예후/ 앞니의 치축/ 교합평면과 턱뼈의 각도•높이/ 향후 유치장치 계획/ 상하순의 구조와 외번량/ 구순부 근육 패턴/ 스크류 식립 가능여부/ 스크류 식립 가능 높이/ 잇몸선의 높이 – 치아와 턱뼈의 높이/ 주변골의 밀도변화나 구조물/ 턱뼈의 이동량/ 턱뼈의 회전량/ 치열의 후방공간/ 후방어금니의 잇몸덮힘/ 골격의 비대칭/ 치열의 비대칭/ 결손치아나 매복치아/ 재발의 방향/ 턱관절 보호기능 등 다양한 변인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4번발치로 결정했다는 것’이 곧 ‘앞니를 7mm 후방으로 넣겠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즉, 특정의사가 특정발치진단을 내린 것이 어떤 변수를 고려했고 어떤 결과(최종 앞니의 위치가 어디인지, 최종 앞니 치축은 몇도인지, 최종 앞니 깊이는 얼마인지, 교합면의 각도는 몇도인지, 최종어금니교합은 어떤 구조인지 등)를 의도하여 내린 것인지는, 그 의사만이 알 수 있습니다. 발치결정이 같더라도 이동량과 이동각도가 다르고, 심지어는 ‘반대방향’으로 치료되기도 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A, B, C라는 발치계획이 있다고 할 때, 그 치료결과는 A, B, C로 나올 수도 있지만, B, B, B, 심지어는 C, B, A로 나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현대교정에서는, 발치 종류 하나로는, 이렇듯 아무런 결과 예측력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환자분들은 왜 그렇게 발치종류에 집착하는 걸까요?
  왜냐하면, 바로 ‘발치종류’가 유일하게 일반인(非전문가)이 알아들을 수 있는 항목이기 때문입니다. 그 밖의 다른 내용들은 일반인이 알아듣고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 발치를 2개 한다/ 발치를 4개 한다/ 송곳니 바로 뒤 치아를 발치한다/ 송곳니 뒤에 뒤에 치아를 발치한다 등 ] 이런 내용은 교정치료의 수많은 사항들 중에 유일하게 일반인이 쉽게 알아듣고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일반인은 이것에 집착하고 이것이 중요한 것이라 믿고 이것이 교정치료의 전부라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교정치료를 구성하는 수많은 변수들 가운데 단 1가지 변수만 알아들을 수 있어서, 본인이 알아듣는 그 1가지 변수가 가장 중요하고 절대적인 변수라고 믿는 것입니다.
  우주선을 설계하는데 내부의 구조나 부품이나 기술에 관해서는 못 알아들으니,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우주선의 ‘표면 색상’에만 집착하고, 우주선의 색상이 우주선 제작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라고 느끼는 것입니다. ‘나는 하얀색 우주선을 원하고, 표면 색상만 하얀색이면 나머지 동력장치나 안전시스템 등등은 어떻게 되든 다 똑같은 우주선이다’라는 꼴입니다. 다른 90%의 변수들은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면서, 본인이 알아들을 수 있는 10%에만 집착하는 것이죠.

  그러면, 만약 나머지 90%의 치료계획도 우연히 일치한다고 가정한다면(이럴 가능성은 사실은 없습니다. 교정과 의사들의 치료방식이 매우 다양해기 때문이죠),
  그러면 과연 치료결과는 일치할까요?

 

 그렇다고 해도 정답은 ‘아니요.’입니다. 
 환자분에게 설명드리지 않은 나머지 치료계획들까지 모든 ‘초기’계획이 설령 100% 일치한다고 해도, 최종 치료결과는 다릅니다. 
 우리는 표준화 제조된 자동차나 기계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개체마다 반응이 다양한 ‘생물체’를 치료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치료에 들어가면 항상 크고 작은 변수들이 발생합니다.
 교정치료를 하는 1-2년 동안, 이런 수많은 변수들이 하나하나 발생할 때마다, 실제 치료에서의 담당의의 임상능력 및 고유의 방식(매달 내원시마다의 관찰, 판단, 치료방식, 교정치료 도중의 추가 검사 종류/빈도, 세부계획의 변경 판단, 계획의 실현률 등)과 병원시스템(치아/잇몸 변수 발생시 해당 전문과목들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3번문항 참고)에 따라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실제 치료에서는, 최초 치료계획이 그대로 지켜지지 않고 변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환자분 눈치보느라 ‘번복’을 안하는게 좋은 의료가 아니라, 수준높은 정상 결과로 끝나는게 좋은 의료입니다). 그리고 생물체의 개체별 다양성 외에 다음과 같은 요인들도 치료계획 변경을 초래합니다.
  첫번째로, 환자의 변심입니다. 교정치료를 받는 동안 배경지식이 늘면서 선호도가 바뀌는 경우가 있고, 실제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본인이 기존에 고집하던 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는, 눈에 들어오는 연예인이나 당대의 트렌드가 바뀌면서 다른 방향의 변화로 변심하는 경우도 있지요. 교정 후에 예정되어 있는 보철물의 수복방식이나 잇몸처리에 대해 변심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두번째로, 현재 기술로서는 예측할 수 없는 항목들에서의 새로운 변수 발생(잇몸뼈틀 안에서 치아뿌리들의 좌우 확장 정도/ 움직이지 않는 유착 치아의 발견/ 치아이동속도의 특이성 또는 이동범위의 제한/ 치아를 움직여들어갈 수 없는 뼈 부위의 확인/ 치료중 심각한 충치나 예상할 수 없었던 잇몸질환이 발생•심화/ 잇몸의 증식성 변화/ 골의 침식성 변화 발생/ 평균과 크게 떨어진 잔여 성장/ 심한 턱관절질환의 발생 / 외상 / 안면부 미용시술에 의한 턱뼈나 연조직의 위치변화 등)이 치료계획을 변경시키곤 합니다.
  그런데 위아래 치열을 5-6개월 정도 교정치료하고 나면, 위에 열거한 변수들의 상당수가 사라지기 때문에(즉, 환자 본인 고유의 가장 정확한 상태가 드러나는 시점), 그래서 예측불가능한 변수가 많아서 명확한 하나의 치료계획으로 수렴되지 못하는 케이스는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교정치료 5-6개월 진행 후에 xray를 다시 찍어보고 그 때 정확한 최종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도 결국, 치료계획을 듣고 치과 선택을 할 수 없는 경우이겠죠.

  불가능한 확률이겠지만, 만약에, 초기계획에서 환자분에게 들려드리지 않은 나머지 부분들도 다 일치하고, 개체별 다양성이나 환자변심 등에 따른 변수들과 그에 대한 판단, 그리고 실제 계획의 실현률(계획을 실제 치료결과로 실현해낼 수 있는 비율)까지 완전히 똑같아서, 최종적인 교합구조와 치아위치가 모두 같아졌다고 치면,
 그러면 이제는 정말 똑같은 ‘치료결과가 될까요?

 

 여전히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최종 교합의 수준(윗니와 아랫니가 얼마나 톱니바퀴처럼 잘 들어맞아서 정상교합을 구성하는지; 겉에서 보이지 않으며, 모형을 떠서 전문가가 세부적으로 내부교합을 평가해야 알 수 있음; 심지어 동적교합은 실제 환자가 턱을 움직이는 것을 여러차례의 내원에서 관찰해야 알 수 있음)이 의사 별로 극과 극입니다. 
 이것은 교정 마지막3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입니다(11번문항 참고). 치열을 단지 가지런하게 펴는 작업은, 사실 ‘치과대학 학생들’도 다 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쉬운 작업입니다. 정말 어렵고 전문적인 작업(교정과 전문의 간에도 차이가 나는 작업)은, 각각 가지런해진 위/아래 치열을 ‘서로 정상교합으로 맞물리게’ 하는 일입니다.
  환자분들은, 교합은 모든 치과마다 일정한 수준으로 완성되는 표준화된 항목이라고 생각하지만, 교합이야말로 마치 수공예품들이 다 다르듯이, 가장 의사간 차이가 여실히 나타나는 항목이며, 놀랍게도 매 환자들마다 ‘정상교합’을 일일이 완성하는 의사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어금니들의 뾰족한 부분이 대합치열의 오목한 부위에 안착되게 하고, 송곳니와 앞니가 정상각도로 정상 대합점에 동시에 닿으면서(또는 균일하게 미량 떨어지면서) 정상 깊이로 물리게 하는 작업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당수의 일반치과가 60점 수준의 교합(구치부 I급관계도 맞지 않음. 과대한 수평피개나 심피개교합, 양쪽 견치의 대합 부재, 턱의 가짜위치에서 종료되는 경우도 많음)에서 치료를 종료하고, 대부분의 교정전문치과가 85점 수준의 교합(구치부I급 관계는 맞으나, 대부분 약간 과도한 수평피개와 심피개교합으로 향후 앞니쪽이 더 무너지고 이동하게 됨. 양쪽 충분한 구치부 감합이 부족하고, 변연융기 높이 차이가 있으며, 양측 견치 대합이 대칭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음)에서 치료를 종료합니다. 이 치과들이 치료를 못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교정치료는 매우 까다롭고 어렵고, 어느 의사가 하든 일정한 수준으로 끝나는 표준화된 치료가 아니란 것입니다. 그래도 환자분들은 본인의 교합이 100점으로 끝난 것으로 알고 있고, 또 모든 치과가 100점으로 끝내는 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95점 이상으로 끝낼 수 있는 치과는, 교정전문치과 중에서도 10% 이내입니다.
  대부분의 타치과 교정치료를 받고 내원하신 환자분들(유지철사 탈락, 충치, 사랑니 발치, 기존 교정치과 폐원, 재교정 상담 등의 사유로 내원하는 타치과 교정 종료 환자분들)의 교합을 보면, 9할이 여전히 정상교합이라 할 수 없는 부정교합 상태입니다. 심지어 6할 정도는 교정치료 후가 아니라 오히려 교정치료 전에 더 가까운 심한 부정교합 상태입니다.
  그러나 이 차이는 ‘치료계획’의 차이가 아닙니다. 그 치과가 치료계획을 잘못 세워서 교합의 수준이 저렇게 낮아진게 아닙니다. 치료계획은 우리도 비슷하게 세웠겠다 싶은 경우가 많습니다. ‘교합의 수준’은, 치료계획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그 의사 그 진료팀 시스템의 고유의 수준(임상능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렇게 부정교합인 상태로 치료가 종료되버리면, 환자가 보기에는 가지런해보이고 치료가 잘 된 것 같지만, 본을 떠서 내부교합을 보면, 위아래 어금니가 맞아들어가지 않고, 뾰족한 곳끼리 닿거나, 어금니가 아예 떠있는 부위가 있거나, 어금니 각도가 쓰러져있거나, 옆치아끼리 높이가 맞지않아서 step져있거나, 양쪽 송곳니가 다 닿지 못하거나(턱관절의 인대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부분), 닿더라도 비정상각도와 비정상 접점으로 닿거나, 치아들이 받쳐지지 않아 계속 쓰러지고 깊게 물리는 상태가 대부분이며, 앞니의 치축이나 깊이가 비정상이어서 유지철사가 자주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유지철사 시멘트가 자꾸 씹히면서 간섭을 일으켜 치아수명과 턱관절건강에 계속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Xray와 CT를 찍어보면, 치아뿌리가 서로 평행하지 못하고 일부 치아뿌리들이 너무 가깝게 근접해버리거나(치아수명 감소 요인), 잇몸뼈를 벗어나버리는 치아뿌리도 관찰됩니다. 심지어 턱관절의 이중 위치(CO-CR discrepancy; 15번문항 참고)를 그대로 두고 끝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정상교합을 형성하는 작업은 매우 어려운 과정이며, 겉으로 보기에 가지런하고 외모가 개선된 것 같다 하더라도(외모도 수준높은 진료를 받았다면 더 많이 개선됐을 수 있겠죠), 정상교합이 형성되지 못했으면 결국 사상누각이며, 치아와 턱관절건강은 교정치료 전보다 오히려 더 악화됩니다.
 위치가 좋은 병원에서 진료를 보다보면, 다양한 곳에서 교정치료를 받은 수많은 유지철사 탈락 환자분들이 내원하는데, 이분들의 교합을 보다보면, 저가 경쟁이라는 실태 하에 얼마나 많은 부적절한 수준의 치료(오히려 건강에 해를 가하는)가 횡행하는 지를 알 수 있습니다.
  교정치료는, 표준화된 공산품이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두 병원에서 진단날 들으신 내용이 같다고하여, 서로 비슷한 결과가 나올것이라 기대하고 행동한다면 오산입니다.
  마찬가지로, 한 병원에서 들은 치료계획을 다른 병원에 그대로 시행해달라 요청하면 같은 치료결과를 얻으리라는 생각 역시, 낭패를 보게 되죠.

  “무슨 회사 제품으로 예방접종을 맞겠다” “감기로 인한 발열을 완전히 낫게 해주세요”라는 요청은 어느 의사에게 하든 그대로 실현될 수 있지만, “완전한 정상교합으로 만들어주세요” “무턱을 비수술로 3mm 나오게 해주세요”와 같은 요청은 어느 의사에게 하든 다 실현되는 것이 아닙니다. 


  혹자는, ‘쉬운 치료’는 저가의 일반치과에서 받아도 되고, ‘어려운 치료’만 치과교정과에 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봤듯이, 교정치료에 쉬운 치료란 없습니다. 모든 케이스는 정상교합으로 끝나야 하는데, 정상교합을 형성하는 작업 자체가 너무나도 많은 손이 가고 높은 완벽주의와 치밀함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쉬운 작업이었다면, 일반치과에 다니다 저희 치과에 내원하신 분들의 교합이 다 90점 이상이었겠죠. 그런데 왜 대부분 60점인지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정상교합’ 형성 여부는, 일반인이 알 수 없고, 잘못된 교합으로 종료되었더라도 단기간에 눈에 띄는 증상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잘못된 교합으로 종료되는 경우 이를 알지 못한 채 그 장기적인 위해(치아수명에 턱관절 건강에 대한)를 수십년간 지니며 살아가게 됩니다.

모든 환자들에게 ‘면을 앞니로 끊을 수 있는지’를 확인해보고, 교정치료 종료 후 자신있게 본뜬 모형을 보여줄 수 있는 치과는, 교정전문치과(치과교정과) 중에서도 매우 드뭅니다.

 

 

본 저작물의 무단 이용시 저작권법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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